페이스북에서 흥미로운 글을 발견했습니다. 일본 PRESIDENT Online에 실린 기사를 번역한 것으로, AI가 화이트칼라 직종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내용이었습니다.
글을 쓴 다나카 미치아키는 일본공업대학 기술경영연구과 교수입니다. 시카고대학 MBA를 졸업했고, 미쓰비시UFJ은행, 씨티뱅크 등에서 투자은행 업무를 경험한 뒤 현재는 전략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가 2025년 6월 24일 PRESIDENT Online에 올린 글의 제목은 「드디어 'AI로 관리직이 줄어든다'는 것을 아마존도 인정했다... 이제 본격화되는 화이트칼라 소멸을 각오해야 한다」였습니다.
다나카 교수가 분석한 핵심 사건은 2025년 6월 17일 아마존 앤디 재시 CEO의 직원 서한입니다. 재시 CEO는 "AI를 통한 효율화로 향후 몇 년간 관리부문 직원 수가 감소할 것"이라고 직접 언급했습니다.
다나카 교수는 이를 "거대 테크 CEO가 'AI 리스트라'를 명언한 첫 사례"로 평가했습니다. 지금까지 AI의 영향은 공장이나 단순 업무에 국한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화이트칼라의 핵심인 '관리부문'이 직접적인 대상이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고 봤습니다.
아마존은 전 세계에 156만 명의 직원을 두고 있습니다. 이 중 약 35만 명이 관리직에 해당합니다. 재시 CEO는 이미 AI 에이전트를 관리업무에 도입하여 이들 35만 명 규모의 관리부문 업무 최적화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발언이 의미하는 것은 "사람을 전제로 한 업무 설계"의 종언이며, 기업의 근본적인 일의 재정의라고 다나카 교수는 해석했습니다. 아마존이라는 글로벌 기업이 앞장서서 그 자세를 명시한 것은 다른 테크 기업, 나아가 전 세계 기업에도 파급될 수 있는 중대한 메시지가 되었습니다.
다나카 교수는 미국의 현재 상황도 자세히 분석했습니다. 2025년 5월 마이크로소프트가 전체 직원의 3% 가까운 약 6,000명을 감축했는데, 그 중 40%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였습니다. AI에 의한 업무 자동화나 그에 따른 조직 개편이 주요 요인이었습니다.
AI가 자율적으로 코드를 생성하는 시대에서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다"는 스킬은 더 이상 경쟁력의 원천이 아니게 되고 있습니다. 단순한 구현자가 아닌, 과제 정의나 AI 활용을 전제로 한 설계력이 요구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젊은이들의 진로에도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2025년 봄 FRB가 발표한 신입 실업률 워스트 10에는 Computer Engineering, Computer Science, Information Systems 등 테크 분야의 인기 학과들이 줄줄이 랭크인했습니다. 한때 "가장 취업에 강하다"고 여겨진 전공이 이제는 AI에 대체되는 최전선에 서 있습니다.
톱 MBA 졸업생의 취업난도 주목할 만합니다. 하버드나 스탠포드 같은 초일류 학교에서도 졸업 후 3개월에 20% 전후가 무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자료 작성이나 정량 분석 등 지금까지 MBA 신입이 담당해왔던 업무의 대부분이 AI로 대체된 것이 배경입니다.
실제로 종래부터 주요 MBA 취업처였던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맥킨지 등 테크놀로지나 컨설팅 업계가 대폭 채용을 줄이고 있습니다. 지금 미국에서는 "엘리트조차 취업할 수 없는 시대"가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기업 문화 자체도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캐나다의 전자상거래 대기업 쇼피파이에서는 "인원이나 리소스를 확대하기 전에, 그 일이 AI에게 할 수 없는 이유를 보여라"고 직원들에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일을 하는 이유"를 기업 내에서 묻는 시대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외국어 학습 서비스 업체인 듀오링고는 AI가 처리할 수 있는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계약 직원 고용을 점진적으로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세계경제포럼 조사에서도 고용주의 41%가 AI로 인해 인력을 감축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다나카 교수는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은 몇 년, 혹은 몇 개월의 시차를 두고 일본에서도 반드시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AI로 인해 "스킬 습득의 기회=진입점"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채용 감소가 아니라 "커리어의 입구가 사라지는 구조적 위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수한 신입" = "AI와 같은 수준"이라는 비교가 성립해버리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신입의 상대적 가치가 감소하고, "경험이 없는 젊은 층"은 점점 더 불리해집니다.
일본 기업에서도 백오피스나 기획부문 등 "안정적인 화이트칼라 직종"으로 여겨져 온 영역이 AI 대체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연공서열이나 일괄 채용 같은 인사제도가 기능부전에 빠지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다나카 교수는 전망했습니다.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것은 교육·고용·업무 설계 모든 것을 휘말아가는 산업혁명에 맞먹는 구조 전환이며, 일본도 같은 문제에 직면하는 날이 확실히 올 것이라고 그는 경고했습니다.
다나카 교수는 중요한 구분을 제시했습니다. "AI에게 일자리를 빼앗긴다"고 하면 우리는 자꾸 "이 직업이 사라진다" "저 직업은 남는다"고 직종 단위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먼저 AI가 대체하는 것은 "일" 자체가 아니라 "업무"라는 것입니다.
어떤 직업이든 그 내용은 여러 업무로 나뉘어 있습니다. 앞으로는 그것들이 하나씩 분해되어 AI가 잘하는 부분과 인간이 담당해야 할 부분으로 나뉠 것입니다.
AI에 대체되기 쉬운 업무에는 명확한 특징이 있습니다. 패턴화된 반복 작업, 정형적인 자료 작성, 단순한 데이터 처리나 규칙에 기반한 판단 등입니다. 실제로 프로그래밍이나 법무, 경리 같은 화이트칼라 업무의 대부분이 이 영역에 포함됩니다.
반면 AI 시대에야말로 가치를 갖는 것은 이런 기계적 처리가 아닙니다. 현장 상황에 맞는 판단, 타인과의 대화나 협업, 복잡한 맥락을 읽어내는 능력, 그리고 전체를 재구성하는 통합적 사고. 그런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의미를 만들어내는 능력이야말로 앞으로의 핵심 스킬이 될 것입니다.
다나카 교수는 지금 요구되는 것은 "AI에 지지 않는 스킬"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AI와 함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능력"이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 의미 자체가 지금 재정의되려고 하고 있습니다.
쇼피파이에서 "왜 그것을 AI는 할 수 없는가?"라고 묻는 것은 인간이 일을 통해 어떻게 사회와 관계를 맺는지, 어떤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 즉 일의 의미 자체를 묻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사고방식은 언젠가 일본에도 퍼질 것입니다. "누가 이 업무를 할 것인가"가 아니라 "이 업무는 AI로 대체할 수 없는가?"라고 묻는 시대가 됩니다. 그때 기업이나 조직은 업무를 구조적으로 재검토하여 AI가 담당하는 부분과 인간이 해야 할 판단·공창의 부분을 명확히 나누어 재설계하는 능력이 요구됩니다.
다나카 교수는 앞으로 "인재 재검토" "업무 재설계" "교육제도 재구축"이라는 세 가지 과제가 동시에 진행된다고 봤습니다.
먼저 기업에는 "사람을 전제로 한 일의 만들어 가는 방식"에서 탈피하여 AI로 대체할 수 있는 부분과 인간만이 담당할 수 있는 부분을 제대로 나누어 재설계하는 것이 요구됩니다. 채용이나 평가 체계도 "학력"이나 "직책"이 아니라 "AI와 함께 일할 수 있는 능력" "스스로 일을 재설계할 수 있는 능력" "현장에서 의미를 창출하는 능력"을 찾아내는 것으로 바꿔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교육 또한 크게 변해야 합니다. 지식을 주입하는 것만이 아니라 "문제를 제기하고, 스스로 생각하며, 타인과 함께 가치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주축이 됩니다. 그를 위해서는 학교와 기업 사이를 연결하는 재학습 체계나 개인의 스킬을 눈에 보이는 형태로 증명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급선무가 됩니다.
정책 면에서도 AI 시대에 필요한 스킬을 가시화하고 개인과 기업 사이를 연결하는 제도 만들기가 요구됩니다. 예를 들어 스킬을 평가·인증하는 체계나 유연한 재학습을 뒷받침하는 인프라 정비를 들 수 있습니다.
AI는 빠른 속도로 업무의 효율화와 비용 절감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그 끝에 있는 것은 단순한 인원의 최적화가 아닙니다. 기업 안에서 "자랐어야 할 간부 후보"가 사라져가는 구조적 공동화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목표로 해야 할까요? 답은 명확합니다. "AI에 빼앗기지 않는 일을 찾는" 것이 아니라 "인간만이 창조할 수 있는 가치를 스스로 정의하고 실천하는" 것입니다.
지금 AI는 문서 작성, 수치 분석, 정보 통합, 의사결정의 초기 판단──한때 "인간만의 특권"으로 여겨졌던 지적 업무 영역에까지 깊숙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즉,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가 아니라 "왜 그것을 인간이 하는가"를 묻고 있는 것입니다.
이 질문은 더 이상 직종이나 업계의 문제에 그치지 않습니다. 교육제도, 커리어 디자인, 인생의 선택──모든 의사결정이 "인간 역할의 재구축"을 전제로 한 시대에 들어섰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인간만이 담당할 수 있는 일의 의미를 자신의 말로 다시 묻는 능력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의 즉흥적 판단, 고객과의 신뢰관계, 대화에서 생겨나는 창조, 새로운 가치의 구상과 제안──그것은 AI에게는 "모방할 수 있어도 의미부여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그 일은 정말로 인간이 담당해야 하는가?"
다나카 교수가 던진 이 질문은 효율의 추구가 아니라 인간이라는 존재의 의미를 의도적으로 재설계하는 행위에 다름 아닙니다. 앞으로의 시대에 요구되는 것은 "AI가 할 수 없는 것"을 소거법으로 찾는 자세가 아닙니다. "인간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을 언어화하고, 구상하며, 현장에서 체현하는 능력입니다.
그 능력이야말로 앞으로의 10년, 그리고 다음 세대의 미래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다나카 교수는 결론지었습니다. 이 질문을 계속 갖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말로 표현하며,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형태로 만들어가는 것──그것이 AI 시대를 살아남고 성장을 계속하기 위한 최소조건이며, 인간이 사회의 주어로 계속 남기 위한 본질적 영위인 것입니다.
다나카 교수의 분석은 일본 중심이지만, 한국에도 그대로 적용될 내용들입니다. 특히 한국은 일본보다도 더 연공서열과 일괄 채용에 의존하는 기업 문화를 갖고 있어서 변화의 충격이 더 클 수 있습니다.
공무원, 은행원, 대기업 사무직 등 한국에서 "안정적"이라고 여겨지는 직종들이 AI 대체의 최전선에 서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한국 사회가 중시하는 대기업 관리직, 금융권 사무직, 공기업 직원들이 바로 아마존 CEO가 언급한 '관리부문'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국내 AI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한국IDC에 따르면 2023년 국내 AI 시장 규모는 약 2조 6천억원을 기록했으며, 2027년까지 4조 4천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 기업들도 AI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고, 반복적인 사무 업무부터 자동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국내 AI 솔루션만 해도 250개가 넘는 상황에서, 화이트칼라 업무의 자동화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일이 아닙니다.
미국에서 하버드, 스탠포드 MBA 졸업생들이 무직으로 전락하고 있다면, 한국에서는 SKY 출신 대기업 신입사원들이 같은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이미 국내 대기업들도 AI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고, 반복적인 사무 업무부터 자동화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의 취업 시스템도 변화가 예상됩니다. 단순 암기, 정형화된 문서 작성, 반복적인 데이터 처리 등은 AI가 가장 잘하는 '패턴화된 반복 작업'에 해당합니다. 번역, 문서 분석, 정보 정리 등의 업무는 이미 AI가 인간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수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희망적인 부분도 많습니다. 한국은 의료 AI 분야에서 뷰노, 루닛 등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뤼튼은 월간 활성 사용자 500만명을 돌파하며 해외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라이너도 220개국 1000만 가입자를 확보하는 등, 한국의 AI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습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한국이 AI 시대에 필요한 강점들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빠른 기술 적응력, 높은 교육 수준, 강력한 IT 인프라 등은 AI와 협업하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유리한 조건들입니다. 실제로 AI 트레이너, 프롬프트 엔지니어, AI 윤리 전문가 등 새로운 직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다나카 교수의 조언을 한국 상황에 맞춰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첫째, 업무를 세분화해서 분석해보세요. 본인이 하는 일 중에서 AI가 대체할 수 있는 부분과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부분을 명확히 구분해야 합니다. 단순 반복 업무에만 매달리고 있다면 위험신호입니다.
둘째, AI 도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하세요. ChatGPT, Claude 같은 도구들을 업무에 접목해보고, 어떤 부분에서 효율성이 올라가는지 체험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AI를 적으로 여기지 말고 협업 파트너로 생각해야 합니다.
셋째, 창의적 사고와 소통 능력을 기르세요. 현장에서의 즉흥적 판단, 고객과의 신뢰관계 구축, 팀원들과의 협업 등은 AI가 모방할 수는 있어도 진정한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려운 영역입니다.
넷째, 지속적인 학습 체계를 만드세요. 한 번 배운 지식이나 기술로 평생 먹고살 수 있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새로운 기술과 변화하는 환경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학습 능력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그 일은 정말로 인간이 담당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세요. 다나카 교수가 강조한 이 질문은 단순히 효율성을 따지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으로서 어떤 의미 있는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야말로 AI 시대를 살아가는 핵심 역량이 될 것입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 몇 개월에서 몇 년의 시차를 두고 우리에게도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는 다나카 교수의 전망은 단순한 예측이 아니라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그 변화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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